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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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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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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회의 부동산 서류철을 볼 일이 있어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사택의 등기필증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2001년 4월 15일에 부임했으니 26년째입니다. 실감 되지 않는 세월인데 당시 신생아 축복기도를 받은 아이들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분명한가 봅니다. 잠시 지난 일들이 하나둘 떠올려졌고 그러다 보니 그동안 꽤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부임할 때의 중직자(장로,안수집사,권사)들은 은퇴를 하셨든지, 유고가 생겨 이사를 가셨든지, 이미 고인이 되어 천국 가셨든지... 당시에 안수집사이셨던 이근엽 장로님 한 분 외에는 현직에 계신 분들은 없습니다.

당연히 첫 부임 날, 이사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고 김용구 장로님이 이삿짐 차에 타고 오셨습니다.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고 부르심에 대한 확신도 있었고 부목사로서 교구 심방으로 이 지역을 심방 왔던 곳이었지만 낯선 느낌은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도착한 이삿짐을 옮기기 위해 성도들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당시 사택은 현재 사무실 앞 탁구장 계단방이었는데, 당시에는 하늘이 보이는 화단과 조그만 마당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거주 환경과 이삿짐을 옮기는 일을 도와주신 분들, 집을 정리해 주셨던 분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부분의 얼굴은 현재는 은퇴하신 분들이 많지만 지금도 여전히 함께 교회를 섬기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사실이 느껴지는 순간, “참 귀한 분들~”이라는 생각에 코끝이 찡~하였습니다. 이분들은 저와 함께한 세월 동안에는 변함없이 신실하신 분들이었고, 아마 제가 그 이전의 세월에도 동일한 모습으로 교회와 삶을 함께해 오신 분들이었을 겁니다. 이들은 특출한 사역으로 놀랄만한 업적을 나타낸 것은 아닐지 모르나 항상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주셨던 분들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성도들 가정의 장례식이나 결혼식에 빠지지 않고 위로와 축복을 해주시는 분들이며, 교회가 어려울 때는 누구보다 기도하시는 분이었고, 교회의 상황 따라 말없이 봉사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이들의 삶이 평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들도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여러 가지 풍파를 겪었던 사실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세월 속에서도 삶을 교회와 함께해 오셨고 자신이 지켜야 할 교회 안에서의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몇 달 전, 그 중 한 분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목사님, 그 험한 세월에도 교회에 남아 있으니 감사해요.”

 

충성이란 바로 이런 것인 것 같습니다. ‘충성’이란 말은 신실하다는 말이며, 신실하다는 것은 주님과의 관계, 약속, 의리를 지킨다는 말입니다.

 

세상이 급변하다 보니 교회도 세상에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교회의 건강함은 아마 이런 분들이 교회 안에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충성을 보여주신 그들과 그리고 그들을 보며 신앙의 다음 세대를 잇고 있는 우리 교회는 행복한 교회입니다. (2026.10.11. *2019.7.28.자 장산레터를 현 시점화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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