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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생각해 본 세상 나라 백성과 하나님 나라 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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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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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은 우리나라 역사상 또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던 날입니다. 현직의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파면이 된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이 나라는 찬성과 반대 측의 대립으로 또 한 번의 큰 혼란을 겪을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 성도들도 때로는 찬성과 반대 측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했을 수도 있고,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심정적으로는 어느 한 편에 기울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탄핵을 찬성했던 사람이라면 기뻤을 것이고 반대했던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을 했을 것입니다. 아마 어떤 사람은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성도들 가운데서는 이제는 어쩌면 벌써 마음의 정리를 하고 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 날 TV 속에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모인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광장에 나가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면서 “왜 나에게는 저런 열정이 없을까?” “그러면 나는 저 사람들만큼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밝혀져 분노가 일어날 때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서면 거리에 나가서 촛불 한 번 들어본 적이 없고, 촛불의 방향이 좀 이상한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도 태극기 집회에 여러 번 초청을 받았지만 한 번도 나가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어떤 것이 정확한 정보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이 사회에 거짓 정보가 너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그런 애매한 사람으로 만드는 세상에 대해 분한 마음까지 듭니다. 그렇다고 누가 저에게 “그러면 당신에게 정확한 정보만 준다면 광장에 나갔겠습니까?”하고 묻더라도 선뜻 “예~”하고 답할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나는 기회주의자인가?’ 아니면 ‘마음은 있어도 용기가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에 마음에 불편함이 있을 때, 새벽기도 시간에 한 번은 이 사태를 두고 기도하는데 생각이 조금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에 새벽기도의 본문인 사도행전에 대한 묵상이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나는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 이 두 나라에 어디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이건 ‘이 두 나라 중에 어느 나라가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과는 다른 질문입니다. 물론 궁극적인 답은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둘 다 중요하다고 답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맞닿는 상황마다 어느 나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지 판단해야 하는 때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나에게는 세상 나라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관심을 더 둬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목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우리 교인들도 예외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기독교인들이나 목사님들 중에서도 직접 광장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자기의 표현을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야 할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두고 저의 생각은 현장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는 무엇이 더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고, 또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우리나라의 법 절차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나라의 공적 기관을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기독교인으로서 광장여론에 영향을 미쳐 이 세상 역사가 하나님의 뜻대로 크게 바뀐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주 소극적인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비겁하게까지 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붙들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누구보다 나라를 더 사랑하는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에 불타는 애국심이 없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성실하게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려는 사람, 그들이 결과적으로는 광장에서 목숨을 내놓을 듯 적극적으로 외치는 사람들보다는 더 애국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하루하루의 삶을 통해 우리가 이 세상 나라에 속해 있으면서도 우선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에 속해 있음을 고백하는 애국 그리스도인임을 믿어봅니다.(201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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