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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에 서리집사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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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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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교회는 서리집사가 없습니다. 처음 교회를 나오는 분들은 교회의 직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교회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교회에 서리집사가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의 성도들 중에서도 우리교회가 왜 서리집사를 임명하지 않는지 아직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교회 연합으로 모인 자리에서는 ‘집사’라고 부르지 않고 ‘~형제, ~자매’라고 불러 약간은 부끄러웠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차제(此際)에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 사실에 대한 자부심까지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정리해 봅니다.
 
  우리교회에 서리집사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경에 서리집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본래 ‘서리집사’는 집사를 세워야 하는데 집사감이 없어 집사는 아니지만 집사의 역할을 좀 해 달라는 의미로, 교회적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한국 기독교의 역사적 산물입니다. 지금도 개척교회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서리집사라도 세워야 할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교회의 상황은 그런 의미로 서리집사를 매년 임명하는 것 같지는 않고 더 큰 이유는 명예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네이버 검색 사전에서 마저 ‘서리집사’를 검색하면 교회용어사전에 ‘...근래 들어서는 그 사람의 행실이나 신앙, 인격보다는 형편이나 처지를 고려해서 직분을 남발하는 경향도 있다.’라고 한 것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교회는 굳이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집사의 일은 성경에 말하는 집사인 안수집사가 수행하고 있고, 심지어 집사가 아니라도 사역부원으로 도와서 집사의 일을 지원하고 있으니 그럴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교회에 병폐중의 하나인 교회 직분에 대한 계급의식을 고쳐야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에서 직분은 봉사(사역)의 의미보다는 명예로 자리 잡아 버렸습니다. 물론 때론 그 명예 때문에 봉사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이 동기가 되면 더 높은 자리(?)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은혜로 섬겨야할 사역은 직분이 주어진 사람이 갖는 힘(공로)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교회에 갓 나온 사람마저도 “서리집사라도 되어야 인정을 받는 거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더 웃기는 현상은 교회에서 임명을 받은 적이 없는 새가족에게도 그냥 부를 마땅한 것이 없어 ‘집사님~’하고 불러버립니다. 그런 교회 문화에서 ‘서리집사→안수집사→장로(여성의 경우, 서리집사→권사)’라는 도식은 은연중에 생겨버리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제직회가 문제가 되기는 하는데, 교회마다 서리집사들 중에 제직회에 참석하는 비율은 5%도 안 되기 때문에 오히려 책임 있는 중직자(안수집사,권사,장로)들이 관심 있게 교회의 재정 관리와 점검을 하는 것이 더욱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서로 ‘~집사’라는 명칭으로 불러온 분들은 ‘~형제’ ‘~자매’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배의 차이가 크면 ‘형제, 자매’라는 용어도 한국 문화에서는 맞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형님, 동생, 어머니, 아버지, 어르신” 이렇게 부르는 것도 크게 환영합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너무 어색하면 이전처럼 부르셔도 상관이 없습니다. 이게 구원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상황에 따라 “집사님~”하고 불러주는 일은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이지만 한국교회 내 건전한 새 전통을 만들어가고 또 한국 교회의 개혁이라는 의미로 생각해서 지금부터 의식 있게 사용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10~20년 후, 우리의 다음 세대는 충분히 적응된 새로운 교회문화 속에서 신앙생활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 가능성을 저는 이제 막 교회 와서 정착하는 새가족들에게서 발견합니다. 그들은 “집사님~”으로 부르기보다는 “형제님, 자매님~”으로 부르는 것에 아주 익숙합니다. 즉, 조금만 신경 쓰면 바뀔 수도 있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에 서리집사가 없다는 사실이 어느 시점에는 한국교회의 조그만 개혁을 선도했다는 자부심이 되는 날이오기를 기대해 봅니다.(2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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