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에 대한 잘못된 접근 (*국제가사원장 이수관 목사의 2025.6.6. 원장코너를 요약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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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6-14본문
최근 한국을 방문한 길에 비신자 지인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지방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꽤 근사한 사이즈의 예배당을 가지고 있는 교회의 주일 메인 예배였을 텐데도 사람들이 장의자에 듬성듬성 앉아 있었고, 특히 남성은 더 적었고 젊은 분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리만큼 예배에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이상하지요. 전도가 안 되어 이렇게 좌석이 비어있고, 남성들의 참여가 적고, 젊은 사람이 없으면 뭔가 위기의식을 느낄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날 제가 데리고 간 비신자 지인이 이 교회를 다닐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담임목사님과 마주 앉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친분이 있는 한 여 권사님을 통해서 제가 휴스턴서울교회 담임목사라는 것이 전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가정교회’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동석했던 사모님이 “가정교회가 뭐야?”하고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그때 목사님의 답변을 대충 정리하면 “응, 교회의 조직을 바꾸고, 구조를 바꾸고 그러는 것인데 우리의 상황과는 안 맞아서 못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 말을 들으며 느껴지는 것이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가정교회에 대한 오해입니다. 가정교회를 한다는 것은 구역조직을 목장조직으로 바꾸고 매주 모여서 밥을 함께 먹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교회의 근본정신을 회복시켜 가는 것입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 제자 훈련의 방식, 사역의 주체가 누구인가의 문제,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섬김의 정신, 즉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고, 오해를 하고 있었던 교회의 근본정신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정신이 가장 잘 구현된 필드가 목장이지요. 따라서 목사님이 그 정신을 구현해 가는 과정에서 목장이 조직되어야 하지, 목장조직만 만들어 놓는다고 그 정신이 구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가정교회를 안 하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잘못된 선입견이 가정교회가 전파되는데 방해로 작용하고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요즈음 선교지역에서의 가정교회 전파는 뜨겁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목회 벽에 부딪친 사람들에게 ‘신약성경에 나오는 교회의 모습이 가정교회였다. 따라서 우리가 그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메시지로 가정교회를 접하게 될 때 그들에게 신선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교회 조직을 바꾸고, 매주 모이고, 밥을 먹는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면 가정교회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목사님께 제가 말했습니다. “목사님, 가정교회를 전혀 오해하고 계시네요. 가정교회는 목장조직을 만들고, 매주 모이고, 밥을 먹는 문제를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잘못된 교회 정신을 바로 잡자는 운동입니다.” 그랬더니 “교회 정신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말인가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제가 얘기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오늘날의 교회는 전도가 안 되고, 남자가 안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사라져 가잖아요. 1세기 교회는 그 반대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교회가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고민하는 운동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때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따라서 우리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가정교회를 소개하려고 할 때, 가정교회를 해 보라는 말부터 하기 보다는 오늘날의 교회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그 대안을 묻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202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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