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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소소한 행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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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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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아이가 비자문제로 잠시 귀국하게 되어 평택에서 근무하고 있는 작은 아들에게는 휴가를 내어 오도록 했습니다. 많지도 않은 4인 가족이 8~9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지 몰랐습니다. 햇수를 세어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한국 땅에서 다 함께 모이게 된 것은 훨씬 더 햇수가 길어질 것입니다.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방학이라도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그리했기도 했겠지만 나의 상황도 그렇게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꼭 하려고만 마음을 먹으면 못 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생각했는지... 그런 생각이 가족이라고 하면서 이 세월이 지나도록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지도 못하게 만들었나~ 하는 생각에 자책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통해서 주시는 교훈이 분명히 있을 건데... 너무 간과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갭을 메워보려고 나름 노력하다면서 가끔 전화를 하면 한 두 시간씩 전화하기도 하고 했지만 몸을 부대끼면서 한 공간에서 자연히 배우게 될 것을 채울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한 주간, 10년이 지난 아이들과 집에서 함께 지내는 느낌이 좀 이상했습니다. 집이 꽉 찬 느낌에다 순간순간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자주 봤던 장면인 것 같은데 또 낯선 장면처럼 다가왔습니다. 혼자 슬쩍 웃습니다. 여전히 아내는 아이들을 채근하고 이런저런 주문이 많고 아내는 아이들이 여전히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아이들 나이를 생각해 보니 그때 나는 이미 아빠가 되어 있는 나이입니다. 이게 사는 건가 봅니다.

  어느 순간 이렇게 또 한 기간을 지내버리면 또 10. 바쁜 요일을 피해 경주에서 1박 하기로 했습니다. 이 기간에 일어난 뜻하지 않았던 장례식은 다가올 세월이 우리의 것이 아님을 더욱 깨닫게 했습니다. 그날 새벽부터 경주와 양산 창원을 오가며 피곤한 몸이었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몇 년 후에는 딸 같은 새 식구들이, 또 그 다음 몇 년 후에는 지금은 이 땅에 없는 생명들까지 그 공간을 채우기를 기대해 보았습니다.

  가족! 아버지, 어머니, 아들, ... 그리고 손자 손녀...

  이런 단어에는 말뜻만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의미들이 담겼습니다. 이 단어들을 떠올릴 때 우리의 가슴은 훈훈하고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때로는 가슴 아픈 단어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가 소중합니다. 더 아끼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는... 여유를 찾자고 여유있을 때로 미루면 후회할 일을 더 많이 쌓게 될 것 같습니다.

  설명절이 다가옵니다. 가족들끼리 사소한 것에서부터 놓치지 않는 행복이 있으면 좋겠습니다.(20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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